
작년에 부모님의 입퇴원을 각각 치러내면서, 보호자로서 내가 평소에 숙지하고 있으면 좋을 몇 가지가 있었다. 주량, 복용하는 약, 병력 등등이었다. 부모님의 입퇴원 당시, 부모님께서 정신이 있으신 온전한 상태였다. 따라서 서류작성을 본인들이 직접 하셔 어려움 없이 서류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응급상황이 생겨 정신을 잃으신 경우, 내가 서류를 작성해야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주량과 병력은 작성할 수 있겠지만, 현재 복용 중인 약 같은 경우에는 쓱쓱 작성할 자신이 없다. 물론, 병원 측에 복용 중인 약봉지를 가져드리면 알아서 체크해주시기 때문에 큰 문제까지 되진 않는다. 그래도 보호자로서? 평소 부모님께서 복용하는 약이 뭔지 알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보통, 요즘 약국에서 처방약을 해주실 때 이렇게 약..

입맛은 없는데, 뱃속은 배고프다고 꼬르륵 거린다. 뭔가 먹고싶지 않을 때 한끼로 먹기 좋은게 김밥과 햄버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오늘은 너로 정했다! 버거왕! 배달시킬까 가서 먹을까 고민하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포장해와서 먹기로 했다. 내가 버거킹에서 항상 먹는 메뉴는 정해져있다. '콰트로치즈와퍼' 사이즈는 절대 주니어로 먹지 않고 반드시 와퍼 오리지널 사이즈로 먹는다. 하지만 오늘은 입맛이 없어서 와퍼는 부담스러웠다. 와퍼주니어 사이즈의 햄버거들을 살펴보았는데 당기는게 딱히 없었다. 그래서 행사하는거나 먹자하고 살펴보다 NEW라고 광고하는 에그칠리를 주문했다. 사딸라! 내 주문번호가 불려지고 포장된 백을 들고 가려다 안에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콜라가 없었다. 카운터 위를 보니 콜라는 개별포장되어서 종이백..

코로나 사태로 반강제 칩거생활에 접어든지도 어언 한 달이 지났다. 집에만 있다보니 생활이 아주 불규칙해졌다. 그렇다고 코로나 이전에 일상이 규칙적인 것은 딱히 아니였지만, 그때는 나름의 일상 루틴 즉, 불규칙함 속에 규칙이 있었다. 하지만 반강제 칩거생활을 하게 되면서 일상이 심각하게 많이 불규칙해졌다. 집구석, 특히 방구석에 있다보면 온갖 생각들이 떠 다닌다. 대부분 망상에 가까운 쓸데없는 생각들이지만, 간혹 아주 괜찮은 생각도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생각들 가운데 찰나의 생각인지라 금세 잊어버리고 또 다른 망상에 빠져 있기 바쁘다. 이 사태가 언제 잠잠해질지 예측할 수 없고, 어쨌든 장기화되고 있다. 그렇게 나는 매일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는 느낌이다. 그 하릴없이 보내는 시간들 중 망상에 잡혀 있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