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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염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이비인후과가 있다.
이 병원이 신촌에 있어 신촌을 거의 매달 방문한다.
특히 아래의 사진, 이 가게 앞은 신촌에 갈 때마다 거의 매번 지나다녔었다.
지나던 시간이 이 가게 영업 시작 시간인 3시 이전이었던지라, 항상 닫혀있는 모습만 보았다.
그리고 이 가게 맞은편의 어느 점포가 꽤 오랜 기간 공실이어서
이 골목을 지날 때마다 활기?를 느끼지 못해 이 골목이 죽은 상권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지나다녔더랬다.

그러다 고기가 먹고싶던 어느날!
매번 망했나보다 하며 지나다녔던 '공복', 이곳이 엄청난 맛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 곳은 목살, 항정살만 취급하는 곳이다.

출입문 앞에 웨이팅 리스트가 있어 적으려고 잘 살펴보았다.
칠판에 표가 그려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ㅣ이름ㅣ 인원ㅣ 항정살ㅣ 목살ㅣ
이렇게 적혀있다.
그래서 이 양식에 맞춰 대기하는 사람의 이름을 쓰고 인원을 쓰고 시키려는 고기의 수를 적고 기다리면 된다.
이름을 적으며 칠판을 잘 살펴보는데 목살X라고 써 있었다. 벌써 목살이 다 나갔다.
내가 방문한 시간이 오후 6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데..

영업시간이 오후 3시부터 시작인데, 오픈 3시간 만에 목살이 다 나갔다고!?
마지막 주문은 오후 10시까지 받는다면서, 벌써 목살이 다 나가면 항정살로만 10시까지 영업을 하는 건가?
아마.. 항정살마저 다 팔리면 영업을 조기 종료하지 않을까 싶다.

목살은 다음을 기약하고,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괜스레 이리저리 훑어보는데, 다 구워준다는 문구를 보았다.
그제서야 앉아서 핸드폰으로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글을 훑어보았다.


대기석 옆에 보인 메뉴판에는 생고기 사진이 메뉴판에 보이지만,
밑에 설명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 고기는 생고기가 아닌 양념고기이다.
이 양념고기를 주방에서 구워서 익혀진 채로 테이블에 주시기 때문에,
테이블에서는 고기가 식지 않게 데워가면서 먹어야 한다.
15분의 기다림 끝에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의 좌석은 15 테이블 정도로 꽤 넓은 매장이었다.

매장 안의 메뉴판은 이러하다.
메뉴는 이미 대기하며 웨이팅 리스트에 적어놓기도 했고,
또 차례가 되어 입장하면서 직원분께서 한번 더 주문한 메뉴에 대해 체크해 주신다.
그래서 자리에 착석할 땐 이미 메뉴 주문을 마친 뒤였다.


기본 상차림이다. 양파절임, 배추김치, 부추무침, 쌈야채, 소스.

이 부추무침이 새콤하게 무쳤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과 달랐다.
고추장을 넣었는지 진하게(?) 무쳐졌다. 새콤한 맛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맛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보통 부추무침하면 기대하는 맛과는 살짝 다른 맛이었다는 것이다.

쌈야채는 깻잎뿐이었는데, 양을 아주 많이 주셨다.
나는 고깃집에서 기본으로 주는 쌈야채가 항상 모자라 한두 번 꼭 리필해먹는다.
하지만 이 곳은 정말 많이 주셔서 고기를 다 먹었을 때까지도 깻잎이 남아있었다.
깻잎 아래 생마늘과, 매운 고추가 깔려있었다.

고기가 나왔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다 구워져서 나왔다.
목살이 다 떨어진 관계로 주문한 특제 갈릭소스에 버무렸다 구운 항정살!
다 구워 나왔다고 해도 계속 따끈한 상태로 유지하며 먹으려고 버너의 불을 켰다.
내가 켠 게 아니고 고기를 주시면서 직원분께서 켜주셨다. ㅋㅋㅋ

나는 원래 고기를 먹을 땐 고기만 양껏 먹는 스타일이라 밥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따라 허기가 너무 져서 밥을 먹어야 포만감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에서 '맘마'라고 이름 붙인 간장계란밥도 주문했다.


안의 내용물은 여느 간장계란밥과 다를 게 없었지만, 소세지가 들어간다는 것이 조금 달랐다.
열심히 섞어서 한 숟갈 떠써!

입에 넣고 나서야 만족감이 고기를 본격적으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수화물 중독자라 참 힘들다. ㅋㅋㅋ

본격적인 고기 먹방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 샷 하나 찍고, 식사를 시작했다.

쌈을 싸서 고기 먹기를 즐기는 나이지만, 그전에 항상 해야 하는 의식은!
맨 고기만 먹어서 고기 본연의 맛을 한번 즐기고 난 뒤에 쌈을 싸 먹는다.
이때, 이 집 고기가 맛있는지 아닌지 다 판결이 난달까?
그래서 고기 한점 들고 먹어보았다.
개인적으로 항정살을 무지 좋아하는데, 매우 기름지고 쫄깃한 맛 때문에 그렇다.
아무튼 특제 갈릭소스에 버무렸다는데 마늘 맛은 모르겠고 갈비! 딱 양념갈비 맛이었다.
여기에 항정실 특유의 쫀득하고 기름진 마시 합쳐지니까.. 세상에 너무 맛있다!

자 본격 쌈 싸 먹기가 시작되었다. 부추에 쌈짱 넣어 먹고.

부추에 양파절임 그리고 노란가루에 찍 어 쌈 싸 먹었다.
여기서 보이는 노란 가루는 콩가루 그러니까 인절미가루와 카레가루가 섞인 것이었다.
그래서 카레의 그 짭짤함과 인절미 가루의 고소하고 단맛이 느껴지는 가루였다.

아무래도 항정살이 기름지다 보니까 이 느끼함을 좀 잡아 줄 수 있는 조합인 쌈장과 마늘이 제일인 것 같다.
딱 이 조합이 내 입에 맞았다.


너무 맛이 있어서 미친듯이 허버허버 먹다보니까 입가에 이것저것 묻어서
입을 한번 닦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테이블을 둘러보니 휴지가 보이지 않아서 매장안을 살펴보다가
내 머리 위쪽에서 에어컨 바람에 휘날리는 휴지가 보였다. ㅋㅋㅋ
뭔가 키치한 매장 분위기에 화룡정점이 되는 듯한 휴지의 위상(?)이었다.

고기의 바닥이 드러나자, 매장에 들어오기 전에 웨이팅 리스트를 적으면서 보았던
'회전율 X나 빠름'을 납득하게 되었다.
고기가 구워진 채 상에 나오기도 하고, 따뜻하게 먹기 위해 버너에 불을 켜고 먹다 보니 고기가 탈까 봐 빨리 먹게 된다.
원래 탄 고기를 좋아하는 나 이지만 눈 앞에서 고기가 지글거리고 있으니 허겁지겁 빠르게 먹게 된다. ㅋㅋㅋ
그래서 식사를 빨리 마치게 된다. 그 덕에 회전율이 빠르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간만에 고기 맛집을 발견한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에 방문해서 그땐 목살을 먹고, 이 포스팅에 다시 추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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