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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뭔가 TV 정보 프로그램을 보셨거나, 친구들 모임에 다녀오시면
뭔가 날 어수선하게 하는(?) 변화들이 생긴다.
그러니까 TV에서 '뭐'가 좋다면 어느 날 집에 그 '뭐'가 잔뜩 있고,
친구분 중 누가 '뭐'가 좋다 효과를 봤다 하면 또 다른 '뭐'가 집에 쌓여있는 식이다.
그런 식으로 우리집 냉동실에 아로니아가 잔뜩 쌓여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께서 냉동실에 아로니아를 보시고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 않냐라며 막 뭐라 하시는데
내가 먹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왜.. 아로니아 있는 줄도 몰랐고 난 그게 뭔지도 모른.. 읍읍.
저 아로니아를 해치워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엄마가 아로니아를 갈아주기 시작했다.
주는 대로 마시다가 뭘 넣나 궁금해서 만들 때 옆에서 어슬렁 거려봤다.
냉동실에서 땡땡 얼어있던 아로니아.
흡사 블루베리인 줄.
이거 그냥 먹으면 떫음. 그냥 집어먹었다가 혀가 떫음의 방어구를 장착하셨음. ㅋㅋㅋ
과일을 먹는다기 보다는 흡사 선인장을 먹으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느낌.
(선인장 먹어본 적 없어서 무슨 맛인 줄 모름.)
그리고 딸기 넣고 바나나 넣고.
(이전에는 바나나 안 넣고 딸기만 넣고 갈아 마셨는데,
몸에 좋다고 어느 순간 바나나까지 추가되었다.)
나라면 여기에 꿀 넣고 물 넣고 돌릴 것 같았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엄마의 스무디 삼형제.
석류 원액, 밤꿀, 저지방 우유다.
집에 재고가 있는 몸에 좋다는 것은 모조리 다 때려 넣는 것이다!
엄마는 '몸에 좋은 거 다 넣는 거야~ 귀한 거야~' 이러시는데 내가 보기엔 잡탕.
차례로 꿀, 석류, 우유를 넣었다.
그리고 믹서를 돌리나 싶었는데, 하나가 더 남았다!
저 석류액도 유튜브에서 좋다카더라 뭐 그런 영상 보시고 산 걸로 추정된다.
제일 좋아하는 건~ 까만 해바라기 씨~! 마지막 타지는 해바라기씨이다.
이쯤 되면 그냥 냉장고 짬 처리를 위한 스무디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게 나이 먹어서 보니 엄마의 살림에서의 구멍이 막 눈에 보인다.
그런데 어쩌겠냐? 이 나이 먹어서 얹혀살려면 살려면 조용히 살아야 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방에서 안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하여 완성된 아로니아, 딸기, 바나나 스무디.
아딸바!
막 못 먹을 수준은 아닌데, 소심하게 이 블로그에만 말하자면
엄마.. 과일주스 만들 때 꿀 좀 안 넣었음면 좋겠다.
토종꿀이니 밤꿀이니 둘 다 꿀 향이 너무 강해서 어쩌다 한 번씩 주스가 역하다.
특히 밤꿀은 맛도 강해 쓰다고 해야하나? 진짜 난 밤꿀이 참 시르다.
설탕을 넣기엔 뭔가 모를 죄책감이 드니까 스테비아나 알룰로스 해서
설탕 대체품 요즘 많던데 그거 넣으면 안.. 되나요?ㅋ
쥬시에 쥬시믹스라고 해서 단맛 내는 뭔가 그 마법의 가루.
그거 따로 판매했으면 좋겠다.
이런거 갈아 마실 때 한 스푼씩 넣게 ㅋㅋㅋ
개인적으론 이렇게 갈아 마시는 것보다는 생으로 씹어먹는 걸 선호하는 지라
엄마가 그만.. 갈아주셨으면 좋겠다.
(오늘 또 갈아주시길래 오늘은 먹지 않겠다고 함.)
오늘도 별일 없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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